현재 비트코인을 향한 열기는 과열된 채 전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에서 보니 누가 비트코인으로 얼마를 벌었더라' 처럼 멀게만 느껴졌던 일이 이제는 '친구 누구누구가 저번에 비트코인을 샀다더라' 하는 식으로 점점 저와의 거리감을 줄여만 가고 있는듯 하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그것은 거의 투자대상으로써의 관심일 뿐 암호화폐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보인다.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한명이었지만 나름 개발자 꿈나무로써 암호화폐에 대해 공부해보았다.
블록체인이란
실질적으로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의 부산물일 뿐 진정한 핵심은 블록체인 기술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선 블록체인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 기술에서 블록체인이란 말 그대로 블록이 사슬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을 뜻한다. 이때 블록은 블록체인 시스템 사용자들의 거래정보를 담고있다. 모든 사용자들은 동일한 블록체인을 가지고 있는데 만약 사용자들 간의 거래가 발생했을시에는 그 거래의 정보를 지닌 새로운 블록이 생성되어 모든 사용자들의 블록체인에 연결됨으로써 블록체인이 갱신되게 된다(실질적으로는 원본의 블록체인에 연결되고 이의 사본이 각 사용자들의 컴퓨터에 저장됩니다). 블록체인은 말하자면 블록체인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들간의 공동기록물인 셈이다.
지금까지는 블록체인 기술이 사용자들간의 거래정보가 담긴 블록들이 연결된 체인을 사용자 모두가 공유하는 기술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 블록체인의 각 과정에 대해 좀더 세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A가 B에게 송금하는 과정을 예로 들어보자면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
1. A는 B에게 돈을 송금하기 위해 거래요청을 한다.
2. 이때 해당 거래정보를 담은 블록이 생성되게 되며 이 블록은 네트워크 상에 있는 모든 (블록체인)사용자들에게 전송된다.
3. 사용자들은 전송받은 블록에 담긴 거래정보를 확인하고 그 거래가 유효한지에 대한 여부를 검증한다.
4. 검증이 완료된 블록은 이전 블록에 연결되고 그 사본은 각 사용자의 컴퓨터에 분산 저장된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처럼 모든 사용자들이 각자 모든 정보를 동일하게 갖기 때문에 거래정보 조작을 위해서는 모든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조작하여야 한다. 때문에 해킹의 위험에서 안전하고 모든 사용자들이 거래자인 동시에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하므로 은행이나 신뢰할 수 있는 제 3자 없이도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거래를 할 수 있다는 특징이있다.
블록체인의 장단점
블록체인은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갖는다.
1. 효율성: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아도 되므로 거래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고 인프라 투자비용이 절감된다.
2. 보안성: 모든 참여자가 같은 장부를 분산하여 보관하여 데이터 조작이 어려우며, 거래가 암호화되어 거래 당사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
3. 시스템 안정성: 분산형 네트워크 시스템이므로 일부 *노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나머지 시스템과 정보가 공유되어 시스템 운영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4. 투명성: 모든 거래 기록을 공개하기 때문에 높은 투명성을 가지며, 거래 추적이 쉽다.
*노드: 블록체인 시스템을 이루는 참여자들을 지칭한다.
현재로서는 인류가 발명해낸 가장 투명하고 정보 왜곡이 없는 분산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그 한계 또한 명확한 기술이기도 하다.
1. 책임의 모호성: 문제 발생시 책임의 소재가 모호하다.
2. 인증 과정의 비효율성: 대용량의 데이터를 일시에 반영해야 할 경우 여러 차례승인이 필요하다.
3. 악용가능성: 거래가 암호화되어 익명성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 존재한다.
4. 취소 불가능성: 한번 블록이 연결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결제취소가 불가능하다.
암호화폐와 채굴
그렇다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간에 도대체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일단 암호화폐란 블록체인 시스템 내에서 사용되는 돈으로써 카카오페이나 게임머니 등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일종이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의 기술을 통해 암호화되어있어 안전성이 확보되어있다는 특징이 있다.
암호화폐를 얻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직접 암호화폐를 구입하는 방법이고 두번째로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함으로써 그 대가로 암호화폐를 얻는법, 마지막으로는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암호화폐에 어느정도 관심이 있다면 다양한 매체들에서 여러대의 컴퓨터로 '채굴'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채굴'이란 소위 '마이너(Miner)'라고 불리는 채굴자들이 블록체인 시스템이 원활하게 유지되는데 기여한 대가로 블록체인 시스템으로부터 암호화폐를 받는 행위를 말한다. 이것이 채굴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암호화폐를 얻는 방식이 생산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을 채굴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에서 각 블록들은 해시값이라는 암호를 가지고 있다. 거래발생과 동시에 새로 만들어진 블록들이 기존의 블록체인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이전 블록(기존 블록체인의 마지막 블록)의 해시값에 대응하는 숫자와 문자로 구성된 특정값을 맞춰야 하는데 이 특정 값을 '논스'라고 부른다. 이렇듯 '논스'가 발견되어야만 새로운 블록이 이전 블록과 연결되면서 거래가 완료되는 것이다. 이 값을 발견한 노드에게는 보상이 주어지고 이 값이 맞는지 검증하는 노드들에게도 보상이 주어진다. 이처럼 논스값을 찾는 과정을 암호화폐에서는 '채굴' 또는 '합의 알고리즘'이라고 부르고 있다.
논스값을 찾는 과정은 정교한 수학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라기 보다는 임의의 숫자를 지속적으로 대입함으로써 값을 찾아가는 방식에 가깝다. 때문에 난이도에 따라 상당한 시간과 비용(컴퓨팅 파워)이 필요하다. 애초에 논스값을 찾는 문제 하나를 채굴자 하나가 맡는게 아닐 뿐더러 가장 먼저 논스값을 찾은 채굴자에게만 보상이 돌아가기 때문에 논스값을 찾기 위해 낭비되는 시간과 비용은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채굴방식을 작업증명(POW)이라고 부른다. POW는 지금까지 채굴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어오던 방식이므로 보안성 면에서는 인정받았지만 에너지 낭비가 크고 점차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는 등의 문제가 있다. 그에 반해 지분증명(POS)이라는 방식은 컴퓨팅 파워를 소모할 필요없이 자신이 얼마나 많은 코인(암호화폐)을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블록을 연결시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이는 흡사 이자를 받는 방식과도 같다. 하지만 POS는 아직 보안성에 대한 검증이 미흡하고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많은 권한을 갖기 때문에 빈부격차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또한 이러한 방식들 외에도 이 둘을 적절히 혼합하여 초기에는 POW를 통해 코인을 벌고 나중에는 POS를 사용하는 방식 또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사람들의 관심은 블록체인 기술보다는 그 기술을 유지시키기 위해 파생된 코인에 집중되어 있는 상태이다. 심준식 저자의 '블록체인, 디지털에 가치를 더하다'라는 책에서는 고려대학교 김승주 교수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관계에 대한 설명을 아래와 같이 서술하고 있다.
"최고의 짜장면 레시피(블록체인 기술)를 지닌 사토시 나카모토는 고객을 모으기 위해 쿠폰(비트코인)을 발급했다. 처음에는 쿠폰이 욕심나서 갔던 손님이 짜장면의 맛에 감탄해 단골이 됐고, 그러다 보니 그 손님들은 점점 더 많은 쿠폰을 얻게 되며 중국집도 잘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되었다. 사토시의 중국집이 이른바 '대박'이 나자 다른 음식점들도 자극을 받았다. 저마다 자신만의 레시피(더 좋은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매진했고, 이를 팔기 위해 새로운 쿠폰(다른 암호화폐)을 만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쿠폰이 엄청난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사람들이 쿠폰을 사재기하기 시작했다. 이 쿠폰이 어떤 중국집 것인지, 또 짜장면 맛이 어떤지는 관심이 없었다. 광기에 빠진 사람들은 짜장면을 사 먹고 쿠폰을 모으기보다 쿠폰에 프리미엄을 얹어 사고파는 데 혈안이 되었으며, 덩달아 특별한 레시피가 없는 음식점들까지도 쿠폰을 마구 찍어내기 시작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된 정부가 쿠폰을 규제하겠다고 나서자 좋은 레시피를 보유한 음식점이 아닌 쿠폰 거래소 대표들이 '쿠폰과 자장면은 불가분 관계라서 쿠폰을 규제하면 짜장면 레시피 개발이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심준식, <블록체인, 디지털에 가치를 더하다>
개인적으로 현 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정말 좋은 예시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많은 관심 자체는 좋은 현상이다. 애초에 암호화폐 자체가 블록체인 기술의 활성화를 위한 동기부여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호화폐가 이렇듯 무지성 투기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람들 사이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자리잡혀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심준식, 「블록체인, 디지털에 가치를 더하다」, 한국금융연수원, 2020,
2. 블록체인의 이해, "블록체인",
, (2021.03.05)
3. banksalad, "블록체인", www.banksalad.com/contents/%EB%B8%94%EB%A1%9D%EC%B2%B4%EC%9D%B8-%EA%B0%9C%EB%85%90-%EC%99%84%EB%B2%BD-%EC%A0%95%EB%A6%AC-dh1do
, (2021.03.04)